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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s

토목 전공자가 알려주는 싱크홀 전조증상 발생원인 및 싱크홀 위험지역 안내

by Civil Engineer 2025. 4. 17.

최근에 지반이 꺼지는 사고가 참 많이 나고 있습니다. 특히 강동구 싱크홀 사고나 이번 신안산선 붕괴 사고 등등 여러 사고가 있고 사고 때문에 발생하는 안타까운 희생자들도 생기고 있어요. 심지어 이번 사고를 통해 서울시나 다른 도심지에 대해 싱크홀 위험지역이 많이 있다는 사실이 다시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언제 자기 주변의 땅이 꺼질지 모르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을 조금이라도 해소해보고자, 그리고 싱크홀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고자 오늘은 이 싱크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싱크홀이 뭔가요?

싱크홀(혹은 씽크홀)은 Sinkhole로 지표면이 갑자기 꺼지면서 발생하는 큰 구멍입니다.

그러니깐, 땅 밑이 비어있는 상황에서 지상의 구조물이 그 비어있는 공간으로 폭싹 빠져버리는 경우를 의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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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의 발생원인

1. 자연적으로 생기는 싱크홀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인위적으로 발생하기도 합니다.

근데, 도심지에서 발생하는 싱크홀은 99%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사고에요. 특히 한국에서는 말이죠.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싱크홀은 보통 석회질 지반이 많은 땅에서 물에 의해 석회암이 녹으면서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지반의 특징은 수질이 별로 좋지가 않아요. 그러니깐, 물이 우리나라처럼 맑은 색깔이 아니라 탁한 색을 띠어 설거지하기가 힘든 물이어야 하는데, 한국은 그렇지가 않죠?

 

왜냐하면 한국의 경우에는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수질이 정말 좋습니다. 

그래서 자연적으로 싱크홀이 발생할 걱정을 할 필요가 거의 없어요. 

자연적으로 생기는 싱크홀
자연적인 싱크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대규모로 크게 발생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한국에서 보기에는 쉽지 않음


2. 인위적으로 생기는 싱크홀 - 상하수도 누수

그럼 싱크홀의 진짜 발생 원인은 뭐냐?

70% 이상은 상하수도가 노후화되어서 발생하는 겁니다. 

이 케이스가 가장 많아요.

 

상하수도가 노후화 되는데 왜 싱크홀이 생기죠???

일단 상수도랑 하수도는 보통 도로 아래에 설치됩니다.

이런 토목구조물들은 국가의 땅에다가 설치하는게 여러모로 편리해서 그런건데요, 

상하수도뿐만 아니라 광케이블, 가스관 등등 여러가지가 설치되어요. 

 

아무튼, 상하수도가 설치되고 나서 시간이 오래 지나면, 물에 계속 접촉되고, 땅 속에 박혀 있으니 압력도 계속 받겠죠? 그래서 부식이 진행되고, 이로 인해 상하수도에 누수가 발생하게 됩니다.

 

누수가 발생하면, 상하수도 안쪽이 빈 공간이고 바깥쪽은 꽉차 있는 흙이기 때문에 상하수도 바깥쪽에 있는 흙이 상하수도 관 안쪽으로 천천히 유입되게 되어요. 그니깐 흙이 상하수도로 빨려 들어간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그 누수되는 곳을 중심으로 해서 원형의 빈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이 빈 공간을 다른 흙이 채워줄 수는 없으니 그대로 빈 공간이 되는거에요.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상하수도는 도로 아래에 설치되고, 도로 위에 차가 지나가다 보면, 도로가 점점 변형이 발생하다고 폭삭 하고 꺼지는 거에요.

인위적으로 생기는 싱크홀 - 상하수도 누수
상하수도 누수로 인한 싱크홀 발생 과정(출처: 채널비즈)

다음 그림은 강동구 싱크홀 사고에서 언론브리핑 때 썼던 그림입니다.

여기에서도 상하수도가 보이죠?

인위적으로 생기는 싱크홀 - 상하수도 누수
여기서 말하는 땅꺼짐-> 이게 상하수도가 누수되었다고 보는 관점도 있어요 (출처: 강동구 싱크홀 보도자료 일부)


3.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싱크홀 - 지하구조물 공사로 인한 공동(구멍)으로 발생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위에 있는 브리핑 자료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9호선 터널구간이 보이죠?

이게 터널을 지하 11m에서 뚫다보니깐 이것이 싱크홀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라는 관점이거든요?

충분히 가능한 경우입니다.

 

왜냐하면, 터널을 뚫는 동안에 가장 큰 문제가 뭐냐면, 물이 엄청 유입된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흙 속에는 물이 정말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터널을 뚫으면, 지하수가 그 뚫은 공간으로 유입되는 것이고, 이 유입수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얼마나 경제적으로 처리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정말 많이 하고, 그것이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그럼 이 유입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냐?

바로 지하수위가 내려가요. 왜냐면 지하 땅에 있던 물이 터널을 뚫어서 다 빠져나가니깐요!

(지하수위: 지하수의 수면 높이, 만약 지하수위가 -5m다 -> 깊이 5m부터 지하수가 존재하게 됨)

이 지하수가 내려가면 어떤일이 발생하냐?

그 지하수가 차지하는 공간만큼 구멍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구멍을 공동이라고 부르게 되고, 이 공동이 지하에서 점점 커지게 되면, 도로가 그 지하로 빨려들어가는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이미 지하철 9호선 연장공사는 이미 사고가 많았어요. 현업에 계신 분들은 무슨 말인지 알겁니다.

물론 이 사고가 무조건 싱크홀의 발생 원인의 근거로 쓴다? 이건 아닙니다.

하지만 사고랑 잡음이 많았던 이 공사가 결국 인명사고까지 이어져서 안타까운 마음이 안들 수가 없어요


그래서 주인장 니 생각은 뭔데?

저는 결론을 내릴 위치도 아니고, 훌륭한 분들이 결론을 내리겠지만, 이번 싱크홀이 다른 싱크홀이랑 다른 점은, 상하수도 누수로 인한 싱크홀이었다면, 싱크홀이 이렇게 크게 발생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지금 브리핑 자료 보면 알겠지만 싱크홀이 거의 11m 깊이에 거쳐 발생했어요. 사망자 오토바이와 시신은 터널 공사구역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상하수도 누수로 인한 싱크홀 기사를 찾아보면 알겠지만, 커봤자 1.5m ~ 2m 정도로 발생하게 되어요. 

인위적으로 생기는 싱크홀 - 상하수도 누수 (인천 송도 2m 싱크홀)인위적으로 생기는 싱크홀 - 상하수도 누수 (서울 서대문 싱크홀)인위적으로 생기는 싱크홀 - 상하수도 누수인위적으로 생기는 싱크홀 - 상하수도 누수
상하수도 누수 싱크홀. 해봤자 이런 크기임(출처: 뉴스1)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싱크홀 - 지하구조물 공사로 인한 공동(구멍)으로 발생 (서울 강동구 싱크홀)
강동구 싱크홀. 꼭 터널 뚫은 직경(7m정도)만큼 뚫린 것 같은건 제 기분 탓인가요??

 

그래서 저는 여러가지 이유로 9호선 지하철 공사때문에 싱크홀이 발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감히 자꾸만 들게 됩니다. 근데 아직 결론이 나오지는 않았으니깐요, 앞으로 이런 일이 없게 공사가 잘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사람들이 생각하는 싱크홀에 대한 두려움은 조금 과도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물론 이해는 되지만, 이번 강동구 싱크홀같은 경우는 자주 발생하는 싱크홀 사고와는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사고 말고, 실제로 지하구조물, 즉, 뭔가 지하에서 뚫고 있는 공간에 대한 싱크홀은 인명피해를 동반할 수 있을만큼 큰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싱크홀 - 지하구조물 공사로 인한 공동(구멍)으로 발생 (일본 지하철 싱크홀)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싱크홀 - 지하구조물 공사로 인한 공동(구멍)으로 발생 (인천 지하철 공사 싱크홀)
크기가 차원이 다른 지하철 공사로 인한 싱크홀 사례 (왼쪽은 일본, 오른쪽은 인천)

 

싱크홀 위험지역 안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싱크홀을 경계해야 하는데요,

아무리 이렇게 말을 해도, 이미 서울이나 다른 도심지의 상하수도는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고, 이 노후화를 해결하기 위한 예산편성이 제대로 안되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은 상하수도로 인한 싱크홀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하구조물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사유출로 인한 싱크홀도 우리는 경계를 해야해요, 이쪽의 경우 구멍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더더욱 경계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싱크홀 위험지역 안내도
서울시 지반침하 위험지도. 5등급일수록 가능성이 높은 것. 다만, 무조건적으로 그런 것은 아님

 

이 지도는 추측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빨간색 = 곧 붕괴" 이런 공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뭐 집값이다 어쩐다 해서 지도 공개를 막는다고 하던데... 도대체 사람이 몇 명이나 더 죽어야 부동산에 대한 집착을 포기할지 모르겠습니다 하하 

 

아무튼, 제가 생각하는 지반침하, 즉, 싱크홀 위험 기준을 설명해 드리자면

1) 예전에 섬이었던 지역 or 자기의 지반이 암반이 아니라 흙으로 되어있는 지역

--> 왜냐하면, 화강암의 경우, 사실 암질이 좋으면 그냥 펑 펑 뚫고 가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꼭 싱크홀이 발생하는 지역은 지층이 흙으로 이루어진 경우입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토사가 빨려들어가면서 싱크홀이 발생한다고 했잖아요? 암반의 경우는 그럴 걱정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일단 자기가 사는 지역이 이전에 섬이었는지 아니었는지 한번 확인해보세요.

섬이었으면, 거기는 지반침하 가능성이 큰 지역일 가능성이 높아요.

대표적인 곳이 잠실이죠. 잠실은 원래 섬이었으니깐요

 

2) 터널 공사 중인 지역

터널 공사중인 지역의 지반은 가장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왜냐하면, 원래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하던 환경에서 터널을 뚫으니 불안정한 상태가 되니깐요

불안정한 상태의 지반은 자연의 기준에서 안정적인 상태로 되돌아가려고 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과정을 막는 공법을 진행하거나 진행하기 전까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고전적인 방법 중에, 터널이 아무런 보조재나 보조공법을 하지 않고 터널을 뚫었을 때 버틸 수 있는 기간을 "무지보 자립시간"이라고 불렀어요. 무지보 자립시간은 순 암석(Intact Rock)일 수록 길고, 토양(Soil)일수록 짧습니다. 

그래서 위에서 말한 것처럼 자기가 지나가는 도로의 지반이 흙으로 되어있는 지역을 피하라는 것이죠. 터널 공사가 끝나면, 물 유출을 완전히 막은 상태이기 때문에 터널 공사 중인 지역이 아니라면, 상하수도 누수밖에 없는데, 이건 지금 서울시에서 자료를 공개안하고 있어서 어쩔 수가 없어요. ㅠㅠ...

 

싱크홀은 늘 전조증상이 있습니다!

싱크홀은 보통 토사층에서 발생한다고 했죠?

학문적으로 살짝 들어가자면, 토양이 붕괴되는 과정은 탄성구간 -> 소성구간 -> 한계구간 -> 붕괴가 되거든요

소성구간부터는 토양이 변형되었다가 다시 되돌아올 수 없는, 즉, 영구적 붕괴가 시작되는 지점이고

한계구간은 완전한 붕괴가 일어나기 전, 변화가 계속 발생하지만 어떻게든 형상은 유지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하면 편해요

 

이 소성구간 ~ 한계구간은 길게는 1-2주, 짧게는 1-2일 정도 유지되는 그런 구간인데, 이 구간에 들어서면, 도로가 유난히 금간다던지, 아님 주변의 호수의 물이 갑자기 빠진다던지, 지반이 조금씩 내려앉는게 보인다던지 하는 전조증상들이 있어요.

 

이때 신고를 하면, (공무원이 잘 들어줄지는 모르겠지만) 긴급조치를 해주게 됩니다. 

그리고 더 자세한 원인조사 및 대책방법을 마련해서 지반을 안정상태로 되돌려주는 건데, 

일단 신고를 꼭 하세요. 이 전조증상이 발생한 것 자체부터가 이미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이번에 사고가 크게 났으니, 이 전조증상들에 정부가 더 민감하고 빠르게 반응해줄거에요.

 


오늘은 이렇게 싱크홀에 대한 것들을 이것저것 알아보았습니다.

터널구간을 공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차수 그라우팅, 즉, 물을 막는 그라우팅입니다.

 

그라우팅이 뭔데? 터널에서 쓰이는 그라우팅 공법들 총 정리 (1)

오늘은 그라우팅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터널에 쓰이는 그라우팅 공법을 한번 싹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일단, 그라우팅이 뭔데? : 그라우팅은 지반의 고결화, 지지력 증가, 투수성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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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이러한 사고가 없기를 바라며,

그리고 더 자세한 안전조치가 생겨 최대한의 사고 가능성을 줄이기를 바라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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